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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항 일출과 해무(13.11.23)

사진 이야기-1

by 예동아빠 2013. 11. 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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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사진을 본격적인 취미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잊혀졌던 사진에 대한  새로운 기억과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해준 몇장의 풍경 사진들이 있었다. 설악산 운해, 태백산, 덕유산 설경, 초록 계곡에 드라이아이스를 풀어놓은 듯한 이끼계곡, 우포의 고즈넉한 풍경 등등이 그랬다.

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강양항에서 날씨가 초겨울로 접어들 때 멸치잡이 배가 아침 햇살을 뒤로하고 , 피어오르는 물안개속에서 갈매기떼의 배웅과 마중을 받으며 포구로 귀환하는 모습의 사진도 그 중에 하나였다.

2009년  겨울부터 벼르고 있었으나 매번 시기를 놓치는 등 뜻대로 되지 않다가 지난 주말에 드디어 다녀왔다.

금요일 밤 12시에 출발한 강양항. 안산에서 가는길 410㎞, 올때는 여기저기 들려서 오느라 500㎞. 왕복 1천㎞ 가까이 되는 먼길에, 잠도 못자고, 바닷가 추운 바람과 함께한  길이 였지만 강양항의  황홀한 모습이 그 고된 여정을 달래 주었다.

 

태양이 예정된 일출시간에 수평선에서부터 떠 올랐더라면 더 좋은 색감과 셔터속도도 나와서 ISO를 낮출 수 있었는데 수평선 근처의 짙은 구름으로 한참 늦게 떠올랐다 . 한낮의 주경은 그렇지 않은데 좀 어두울때는 ISO를 조금 만 높여도 노이즈가 바로 보인다.

 

지금은 강양항과 옆의 진하해수욕장이 명선교로 연결되어 짧은 시간에 이동이 가능해서 요즘엔  진하해수욕장에서 오메가와 명선도 일출을 담고, 빠르게 강양항으로 뛰어와서 갈매기와 함께 하는 멸치잡이배의 귀환 사진을 담는것이 순서다. 전날인 금요일에는 오메가와 함께 물안개도 피어나서 최고의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토요일 새벽에 도착했을때 수평선 근처의 짙은 구름과 헤이즈로 오메가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했다. 명선도 일출은 포기하고(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장면도 아니지만) 차에서 노닥거리다가 명선교를 건너 강양항으로 가니 벌써 포인트는 초 만원. 나름 괜찮은 갯바위 위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위 밑 주변까지 사람들로 꽉 차는 바람에 끝날때까지 담배 한대도 못 피고 갇혀(?) 있어야 했다.

 

강양항에서 멸치 잡이하는 모습이나 항구로 귀환하는 멸치배의 모습을 제대로 담으려면 70-200㎜ 망원렌즈의 200㎜도 부족한 곳. 그래서 최소 300㎜ 이상 망원렌즈를 사용하든가 아니면 컨버터라도 있어야 하는 곳이다. 양항을 벼르던 몇년전부터 오로지 강양항을 염두해 두고 사 놓았던 컨버터를 이번에 사용하다. 광각에서 화각이 좁아지는 등 크롭바디가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망원에서는 풀바디보다 1.5배 망원 역할을 해주는것은 크롭바디가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는 점과 함께 가지는 유이(唯二)한 장점이다. 컨버터 끼우니 400㎜. 풀바디 600㎜와 같은 망원거리를 보여준다.  화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긴 하지만.

멸치 작업을 마무리하고 귀환 준비를 하고 있는 두 어부.

 

요즘엔 멸치가 예전 만큼 많이 잡히지 않아서 인지 배가 자주 나가지도 않고 배 주변을 맴돌며 따라오는 갈매기 숫자도 많이 줄었다고.

 

 

 

 

 

갈매기가 몇 마리 안되어서 연사 4장 레이어 합성.

 

 

 

 

 

 

 

 

 

이장면은 좀 밀어서 광각으로 찍어 명선도 전체 풍경이 나왔어야 했는데, 컨버터가 끼워 있어 70㎜도 140㎜가 되어서 좀 아쉬운 구도.

 

 

 

 

 

 

 

그리고 돌아오는 여정들의 인증샷.

읍천 주상절리는 바위에 거센 파도가 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곳인데 그야말로 조용하고 잔잔한 바다.

문무대왕릉(대왕암)앞 해변에서 새우깡에 맛을 들여 사람만 가면 벌떼 처럼 몰려드는 갈매기들.

영동 월류봉은 주변 단풍들도 다 떨어져 가을 풍경도 많이 지나 갔고 , 월류봉이 바로 정면 역광이라 렌즈 플레어 현상 때문에 그림이 안되고 

마지막으로 일몰과 야경을 담으려고 올라간 대전 식장산. 짙은 헤이즈로 카메라 꺼내보지도 않고 바로 철수.

그러나 오늘 출사의 주 목적은 강양항 이었던 만큼 처음 방문한 강양항이 보여 준 과분한 선물에 만족하기로 한다.

안산 도착하니 7시30분. 24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1천㎞를 돌아 다녔다. 

피곤한 몸인데 자려고 누웠으나  쉬이 잠이 오지 않을것 같고, 여러가지 상념으로 자다가 몇번 깨어날것 같아서  깨지 않고 단 몇시간이라도 푹 자고 싶어서 밤 10시 다되어서 마트에서 장봐와서 보쌈에 나는 소주와 소맥, 집사람은 캔맥주로 이얘기 저얘기 나누면서  몸도, 정신도 취하게 만들고 아침까지 푹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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