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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상고대(2010년 겨울)

사진 이야기-4

by 예동아빠 2010. 1. 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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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춘천-
개인적으로는 살아오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살았다고 기억되는 20대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
다른이들에게는 "춘천으로 가는 기차"라는 노래처럼 누구나 한번쯤 가 보았던가 혹은 가보고 싶어하는 사계절 계절마다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
특히나 겨울에는 의암호와 소양강변에 피어나는 물안개와 상고대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내가 춘천살던 그때만 해도 자주 볼 수 있었던 그 풍경이 요즘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올초 몇년만에 내린 폭설과 한파로 첫째주에 절정의 풍경을 보여 주고 있는 소양강변을 남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 보면서 그곳을 달려 가고픈 마음이 간절했기에, 소양강변에 사는 친구에게 매일 매일 상황을 물어보며 지난 금요일에는 연가를 내고 다녀와야지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날씨가 조금씩 풀림에 따라 상고대를 볼 수 없는 날이 더 많았기도 했고, 일정이 자주 바뀌던 업무보고가 금요일로 확정되어 금요일 춘천행을 접어야 했습니다. 친구의 말로는 금요일에는 물안개외에 상고대는 전혀 없었다고 하여 못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속되지 않는 상고대가 못내 아쉽기도 했습니다.

상고대는 영하 15도 이상의 날씨가 며칠 지속되어야 필 가능성이 많은데 주말에 날씨가 풀린다는 일기예보는 기대했던 내 마음까지 풀어지게 만들었으나, 다행히 일기예보상 춘천은 토요일 새벽 영하 15도 이상을 예보하고 있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갈까 말까"하는 망설임은 금요일 밤 잠들기 전까지 이어졌고, 일단 새벽에 일어나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알람을 4시에 맞춰놓고 잠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안갔는데 상고대가 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후회하는것” 보다는, “가보고나서 못보더라도 후회하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아 새벽 4시반에 추운 날씨에 사진찍으로 나가는 내 모습을 조금은 안쓰럽게 쳐다보는 집사람의 눈길을 뒤로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망설임 끝에 출발해서 도착한 호반의 도시 초입에는 도시 전체에 잔뜩낀 안개가 먼져 받겨주었고, 그 안개는 상고대를 볼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희미한 안개속을 뚫고 다달은 소양강변에는 안 왔더라면 엄청 후회할 뻔한 흰색의 황홀한 세상이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더불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수묵화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나의 약한 내공을 탓하면서 늘지 않는 실력에 대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하여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해준 행복감, 그리고 또다시 그 일상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활력소를 얻은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 겨울이 가기전에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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