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春川" "봄내" 그 이름 만큼이나 나에게는 따뜻하게 다가오는 곳. 봄내에도 그 이름에 맞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기전에는 혹독한 겨울을 보낸다. 봄내의 혹독한 겨울나기는 가끔은 이런 풍경을 선사하고는 한다.
지난 금요일 연가까지 내고 가려다가 기상청 일기예보에 기온은 영하 14도쯤 되는데 습도는 30% 미만이 건조한 추운 날씨라서 포기하고 주말을 기다렸는데 토요일 아침 날씨도 매한가지다. 토요일 밤에 확인한 기상정보는 온도는 영하15도, 습도는 70%을 예보하기에 물안개는 괜찮으나 상고대는 없을 것 같아 포기하려다가 사진 찍은지 1달이 넘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하여 일요일 새벽4시에 춘천으로. 예상대로 상고대는 약하지만 물안개는 그럭저럭 봐 줄만하다. 그런데 너무 춥다. 그야말로 발이 꽁꽁꽁 손이 꽁꽁꽁. 그래도 이번 겨울에 몇번을 더 갈 예정이다.
2.며칠전 경춘선 전철 개통과 함께 추억을 실어나르던 "춘천으로 가는 기차"는 사라졌다.
“조금은 지쳐있었나봐 쫓기는 듯한 내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노랫말에 나오는 춘천으로 가는 기차는 이제는 없다.
기차나 전철이나 별반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묻겠지만 노래 제목이 "춘천으로 가는 전철" 하면 어딘가 좀 어색하지 않을까?
예전 기차가 가지고 있는 느림의 미학을 빠른 것을 좋아하는 전철을 모를 것이고, 기차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사색에 잠길 수 있으나 전철에서는 쪽잠을 자기 바쁘지 않을까? 그리고 삶은 계란을 까먹는 재미도 느낄수 없을 것이고. 예컨데 기차는 '추억'을 나른다면 전철은 조금은 찌들은 '일상'을 실어 나르는 도구가 아닐까?
한참을 안개속을 바라보면서 김승옥의 「무진기행」중 한 귀절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 -「무진기행」- 중에서.
요즘엔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사는 것도 때로는 버거울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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