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상동에 있는 이끼계곡. 작년에도 갔었으나 그때는 7월말쯤으로 시기가 너무 늦어서 이끼의 색깔도 바랬고, 또 낙엽도 많아 이끼가 지저분 했었기에 올해는 6월중에 제대로된 이끼 계곡을 담으려고 오래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정상적인 등산로도 없는 이끼 계곡을 한참 헤매인 끝에 상동 이끼 계곡 최고의 포인트를 찾아내다. 몇 컷 찍고 있는데 근처 태백에 살면서 이곳에 자주 오시는분이 홀로 오셔서, 우리에게 이 포인트에 몇번 왔었냐고 묻길래 처음이라고 하니 어떻게 찾아왔냐며 놀라신다. 아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비밀(?)등반로로 올라 와봤던 사람들중에도 헤매고 결국은 못 찾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흔히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할 정도로 "빛"에 아주 민감하다. 남들에게는 그저 맑은 하늘이 사진찍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맑는냐가 중요하고, 헤이즈가 있는지, 원하는 장소의 일출과 일몰각도는 어떻게 되는지,물때는 언제 만조이고 간조인지 등등을 따지고 아무래도 흐린날보다는 아침과 저녁에는 깨끗한 일출과 일몰을 보여주는 그런 맑은 날씨가 좋고, 낮에는 뭉개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그런 날씨를 학수고대 하고는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이끼 계곡을 찍을때에는 하루종일 날씨가 태양이 구름속 가려져 흐린날이 되라고 기원한다. 이끼는 태양빛을 받으면 색감이 누렇게 나오고 물의 반사도 심하고, 노출차이도 커서 이끼 사진은 계곡에 태양빛이 들기 시작하면 삼각대를 접어야 한다.
이끼계곡에서 만난 태백에 사시는 사진작가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며 안내해준 이끼 계곡 근처의 또 다른 이끼 폭포. 비가 좀더와서 수량이 많으면 아주 멋진 곳일것 같다.
-이번 출사 에필로그(epilogue).
하나. 1박2일간 두군데 들려서 첫날 옥순봉에서는 기대에 못미치고, 둘째날 이끼 계곡에서는 그런대로 선전. 1승1패(?)라고 해도 될 듯.
둘. 평소 배고픔을 잘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배고프면 짜증이 날 정도의 스타일이나 사진찍을 때는 배고픔도 잊게 한다. 이날도 새벽4시쯤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계곡속에 들어가서 12시쯤 아침 겸 점심을 먹을 때까지 먹은 것이라고는 생수 두어 병과 쵸코릿 두어 조각. 산속을 헤매고 다니는 중노동(?)을 했음에도 배고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하는일은 배고픔도 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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